새로운 식물 품종을 만들어 내는 연구소에서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꽃을 만들어 낸다. 그 품종의 이름은 리틀 조.
개발자의 아들 이름을 딴 것이다. 인간의 행복만을 위해 꽃을 만들다니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불행의 냄새가 난다. 가장 자연스러워야 해서 자연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는 몰라도 그 자연의 한 부분인 식물을 오직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마치 로봇처럼 만들어낸 리틀 조의 창조자는 가정과 일을 모두 완벽하게 해야만 하는 슈퍼우먼 콤플랙스에 걸려 있다. 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아야 하고 아들에게도 완벽해야만 하는 이 개발자는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줄 선물로 리틀 조를 집에 가지고 온다.
리틀 조는 생존을 위해 과도한 꽃가루를 뿜어낸다. 왜냐하면 향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식 능력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리틀 조의 반격이 시작된다.
리틀 조의 꽃가루를 흡입한 사람들이 변해가기 시작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내가 나를 연기하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로지 리틀 조를 보호하기 위해서 삶의 목표가 조정된다.
리틀 조를 집에 가져온 그날 이후 엄마에게 그토록 다정했던 아들은 냉정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리틀 조에게만 관심을 둔다. 엄마는 항상 일과 아들 사이에서 완벽하지 못함에 불안을 느끼던 와중에 그런 아들의 행동에 충격을 받고 리틀 조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리틀 조의 결함을 눈치채고 이 꽃의 출시를 중단하려고 하지만 리틀 조의 향기에 매료된 연구소 내의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리틀 조의 생존에 온 몸을 내던진다.
행복에 대한 욕망은 곧 완벽한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행복해지면 완벽하다고 느끼게 될까? 완벽해지면 행복해지는 것일까. 리틀 조는 그런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불안을 전파시킨다. 오로지 인간만을 위해 조작된 생명의 처절한 복수다.
인간과 자연에 관계, 엄마와 아들의 관계, 완벽함과 행복과의 관계, 모든 관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관계를 망치는 불안감들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무엇보다 영화 내내 화면에 나오는 강렬한 색채감이 인상적이었다. 온갖 색깔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장면마다 나오는 아름다운 색의 대비가 정말 좋았다. 그냥 아무 장면을 멈추어도 진짜 예쁜 그림이 나올 정도로 눈이 즐거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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